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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⑵ 단군조선건국기-신단수(神檀樹)④  
노성매



①백의(白衣)의 근원, 계속→





화의 상형인데, 고문에는 䔢가 쓰였다.

𠂹는 꽃잎이 펼쳐져있는 모습을 상형한 것이고, 亏는 꽃받침을 상형했다고 되어있으나[𠂹.象華葉垂敷之形,亏象蔕萼也],

이는 화(華)가 꽃의 의미가 된 이후 그에 맞추어 글자를 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자작나무로 보았을 때, 수피가 거듭거듭 일어나는 모습이다.
亏는 우(于)의 고자(古字)인데, 于는 往이요, 爲와 같다고 했다[于猶爲也].
광운(廣韻)에는 풀이 무성한 것이요, 그 색(色)이라 했다.


《廣韻·下平聲·麻·華》華:草盛也,色也。《說文》作𦾓 榮也


화(華)는 자작나무의 색(色)에 무게를 실은 듯하다.
북방의 자작나무는 우리나라와 달리 눈부신 흰빛이다. 일교차가 클수록 흰색은 더욱 선명하다.
몸체에 겹겹이 두르고 있던 흰 비단을 한 폭 한 폭 펼쳐내며 천지를 흰빛으로 가득 채우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몇 아름드리 흰 몸체에서 내뿜는 그 웅혼한 존재감. 눈부신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초월자의 위엄이었을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인간들의 영혼을 흔들었을 것인데,

고대 신(神)들이 모두 흰옷을 입고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지금 보이는 자작나무는 수명이 길어야 수십 년이 고작이다.
그러나 김구 선생이 압록강변 일대를 여행하던 1895년 무렵만 해도 엄청나게 굵은 몇 아름드리나무들이 즐비하여 그 모습을 기술하고 있다.
그 나무들이 자작나무라고 한번 상상해보자.
자작나무일 수도 있다.
‘온통 자작나무다’라는 백석의 시처럼. 흰색의 농도로 집지은 햇수를 헤아리는 백범의 일지처럼.


통화는 압록강 연변의 다른 현청과 마찬가지로 설립된 지 얼마 안 되어서 관사와 성루의 서까래가 아직 흰빛을 잃지 아니했다.


나무 하나를 벤 그루 위에 7,8명이 모여 앉아 밥을 먹고,

통나무로 곡식 넣을 통을 파느라 장정 하나가 통 속에 들어가 도끼질을 하고,

이 산봉우리의 나무가 쓰러져 저 산봉우리에 걸쳐져 있어 일행은 그 나무를 다리삼아 계곡을 건넜다.

                                                                                   [백범 일지 중]         



 태고 때에는 분명 이 나무들보다 더 우람한 나무들로 자작나무숲을 이루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색(色)만 인간을 감탄시켰던 것이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었던 근본 질료이기도 했다.


0.1~0.2㎜의 흰 수피는 인간을 동물과 구별지은 문화혁명의 결정적 매개였다.
번성하게 일어나는 문화의 상징이 되고,

순(舜)의 이름을 중화(重華)라 한 것도 모두 그 시발점이 자작나무 수피였기 때문이다.


桓族[환족]은 神市時代[신시시대]로부터 이미 農藝[농예]와 牧畜[목축]을 業[업]하였으나…

衣服[의복]은 從古[종고]로 皮卉[피훼]를 幷用[병용]하니,

대개 冬[동]에는 貂[초], 豹[표]의 皮[피](곧 소위 文皮[문피])와

夏[하]에는 雄常[웅상]의 布[포]를 着用[착용]하였으며,

                                          최남선 저「계고차존(稽古箚存)」

                                                       [박민우 저『환단원류사』中 인용]

                                     


환족(桓族)은 겨울에는 담비나 표범의 무늬가 있는 가죽옷을 입고, 여름에는 웅상포(雄常布)를 입었다.


신단수를 웅상이라 했으며, 포목(布木)이 웅상이다.

봇나무는 자작나무로 포목의 옛말이다.

검색을 해보면 포목(布木)이란 말을 유독 우리민족만 사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웅상포에 대하여 뒷북치는 기록도 있다.


肅愼氏 有樹 名雒常 若中國有聖帝代立 則其木生皮可衣 [晉書東夷傳]


숙신의 나라에 나무가 있는데 낙상이라 한다.

만약 중원의 황제(黃帝)처럼 뛰어난 군장[帝]이 있어 위(位)에 올랐다면, 그 나무의 생피로 옷을 지었을 것이다.


전국시대 진(秦) 때 저서되었다는 세본(世本)에는 황제 때 옷을 지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伯余作衣裳‧ 高誘注曰, 伯余,黃帝臣

胡曹作衣. 宋衷注曰. 黃帝臣。

胡曹作冕。宋衷注曰. 黃帝臣也。

於則作屝履。宋衷曰. 黃帝臣,草曰屝,麻曰履。


황제 때 백여(伯余)가 의상(衣裳)을 만들었다.

황제 때 호조(胡曹)가 의(衣)를 만들었다.

황제 때 호조가 면류관을 만들었다.

황제 때 어측(於則)이 신발[屝履)을 만들었다.


청(淸) 뇌학기(雷學淇)의 교집세본(校輯世本)을 보면,

황제 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기보다 의복에 관한 제도를 정비한 것으로 보인다.


五經要義云大古之時未有布帛 食獸肉而衣其皮 先知五別而未知蔽後

此即謂神農以前也


오경요의(五經要義)에 이르기를,

태고 때에 포백(布帛)이나, 짐승을 잡아 고기를 먹고 그 가죽으로 옷을 해 입었는지는 모르겠다.

먼저 오륜(五倫)을 알고 그 후에 몸을 가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신농씨(神農氏) 이전을 말한다.


이런 의복사는 뒤로 돌리고, 중요한 것은 웅상의 생피로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다는 기술이다.

낙상(雒常)은 사학계에서 웅상(雄常)의 오류로 본다.

산해경에 숙신씨는 백민(白民)의 북(北)에 있는데, 나무가 있어 이름을 웅상(雄常)이라 했다는 기록이 있다.


肅愼氏在白民北 有樹名曰雄常.


『欽定滿洲源流考』를 보면 ‘豁山 漢語紙也’라 하여, 豁山(Hoošan)은 종이를 뜻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雄常 즉, 雒常은 종이를 나타내는 Hoošan을 漢字로 表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記錄인 듯하다.

특히 Hoošan은 질겨서 가죽과 같았다고 하는데, 당시 肅愼의 社會에 文字가 없었기 때문에 글을 적는 데에는 쓰이지 못하고, 그 껍질을 벗겨 가벼운 옷을 지어 입는데 쓰여진 듯하다.

                                       한국사데이터베이스의 진서(晉書) 동이전(東夷傳)의 주51

           


웅상포는 자연 그대로는 희고 빤빤하며 질겨서 가죽과 같다.

더구나 송진과 같은 기름기를 머금고 있어 자연 그대로 옷으로 만들어 입기에는 부적절하다. 수피의 안면은 갈색을 띠고 있다.

이 역시 마포나 아마포처럼 바래는 작업이 선행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포(布)류가 대부분 그렇기도 하다.

삼베나 모시 역시 옷감으로 매만지기 전에는 노란빛을 띠고, 껄끄러워 그냥 입기에는 부적절하다.

베틀에서 내린 포를 잿물에 삶고, 흐르는 물에 흰색이 나올 때까지 바래고 또 바랜다.

그때서야 부드러운 천으로 변한다.

웅상포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자전에서 포(布)를 검색해보면, 포(布)를 천(泉)이라 했다.


衞文公大布之衣。又泉也。[左傳·閔二年]

掌邦布之出入。《註》布,泉也。其藏曰泉,其行曰布 [周禮·天官·外府]


포(布)는 천(泉)이다.

간직하고 있으면 천이요, 유통이 될 때는 포라 한다.

천(泉)은 백(白)과 물(水)의 조합이다.

웅상포를 물에 담가 천으로 만드는 것이다..

천을 만드는 물이 천(泉)이다.


지금은 천(泉)을 수원(水源)의 의미로 보지만, 방안에 편히 앉아 붓을 놀리는 학자들의 견해일 뿐이다.

처음 글자가 만들어질 때는 의식주와 관련된 가장 현실적인 의미전달 부호였다.

형이상학적인 글자는 제일 나중에 만들어졌다.

제(帝) 역시 지금은 황제의 의미로 치장되어 있지만, 상형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샤먼의 형상이다. 제사장과 제(帝)의 출발선은 같다.



천[布]으로 시(市)가 이루어지고 유통의 수단이 되자, 전(錢)으로 변화했다.

천(泉)의 본음은 ‘젼’이다.


[唐韻]疾緣切(질연절)[ 集韻][韻會]從緣切(종연절)  [正韻]才緣切(재연절)


동음(同音)은 동의(同意) 확장이다.

포가 곧 돈이었다[전(泉)=전(錢)].


泉. 又錢別名。[廣韻]

泉,或作錢。[地官·泉府註]


산해경의 서산경을 보면 화산(華山)을 전래지산(錢來之山)으로 비유했는데, 이때의 전(錢)은 전(泉)이다


華山之首,曰錢來之山,[山海經·西山經]

화산은 서산(西山)의 머리다. 천[布]이 이른 산, 전래지산(錢來之山)이라 한다.


화산의 봉우리는 흰 암반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자작나무에 비유하여 화산이라하고, 흰 천을 휘감은듯하다고 하여 전(錢)을 썼다.



이걸 벗겨 아랫도리를 가리는 것으로 시작되어,

천이 되고 저고리가 되기까지는 어쩌면 수백 년이 흘렀을지도 모른다.

어머니에서 어머니로 전승되며 기술의 축적이 이루어졌을 것이고,

마침내 좌임의 저고리를 만들 수 있기까지의 그 시간을 우리는 추측하지 못한다.

포(布)를 자유자재로 다루던 그 흔적만이 한복 마름질에 남아있다.


조각의 미학으로 이루어진 저고리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웅상포를 이어붙이던 아득한 상고대의 어머니들이 떠오른다.

한복 마름질은 그때로부터 전승되어왔을 것이다.


‘이어붙이다’를 무심코 쓰고 나니 ‘천을 이어붙이다’라는 말로 연결된다.

그 당시 있었던 바늘이라야 동물뼈를 갈아 만든 것. 천을 바느질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모양은 바늘로 잇고, 나머지는 풀로 붙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풀이 풀인 것은 풀에서 풀을 찾았다는 뜻일 것이다.


집에서 어머니들이 만들던 포의(布衣) 류는 습관적으로 풀을 먹인다. 이음매에는 찬찬하게 풀을 먹인다.

‘풀 먹이다’는 ‘풀 붙이다’와 상통된다.


어머니가 만들어 남긴 오래된 한복상의를 들여다보았더니, 바느질하기 껄끄러운 곳은 풀을 먹여 붙인 곳이 눈에 띄었다.

정교한 바늘의 발달로 후대에는 풀 먹이다가 ‘옷의 빳빳함’으로 대변되었지만,

본질은 ‘붙이기’였을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풀을 먹여야 입성이 완성되는 것으로 여기는,

백의(白衣)를 입었던 마지막 세대-우리 어머니들.


우리는 그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백의(白衣)를 입고 언제 자작나무숲을 떠났는지,

어디를 거쳐 한반도에 정착하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추측만 구구할 뿐이다.

반만년을 넘긴 시간의 바람이 바람조차 쓸어간 자리에 무엇이 남아있을까.

간혹 기이한 얘기만 떠돌 뿐이었다.


帛似帛,布似布,華山有之。[爾雅.釋草]

흰 비단이라면 흰 비단 같고, 포(布)라면 포 같은 것이 화산(華山)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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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구 선생『백범일지』1983년. 교문사
∙박민우 저『환단원류사』2015년. 환단서림
∙정재서 역주『산해경』1985년. 민음사


[웹]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http://db.history.go.kr/)
∙나무위키, 백의민족
∙나무위키, 한푸
∙네이버, 어학사전
∙중국철학서전자화계획[https://ctext.org/z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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