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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老子) 서승경(西昇經) / 虛無章(허무장)   
律坤

노자(老子) 서승경(西昇經) / 虛無章(허무장) 

  
 

虛無章(허무장)
 
 
老子曰 虛無生自然 自然生道 道生一 一生萬物 萬物抱一而成 得微妙氣化 人有長久之寶 不能守也 而欲益尊榮者 是謂去本生 天地之道也

 

노자왈(老子曰) 허무생자연(虛無生自然)이란, 노자(老子)가 말하기를 허(虛)하고 없는 데서 자연(自然)은 생(生)한다는 뜻이다. 즉 대자연(大自然)이 탄생할 때는 아무 것도 없고 허허(虛虛)한 데서 생겨났다는 의미이다. 노자(老子)는 자연(自然)이 생겨날 때 허하고 없는 곳에서 생겨났다고 했으므로 이를 입증할 만한 사서(史書)들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1574년 선조(宣祖) 8년에 있었던 북애자 노인(北崖子老人)의 아들인 이규원(李揆園)은 [규원사화(揆園史話)] [조판기(肇判記)]에서, 우주(宇宙)의 생성(生成)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본문(本文)을 적고 해설해 보기로 한다.

 

太古陰陽未分 洪濛久閉 天地混沌 神鬼愁慘 日月星辰 堆雜無倫壞 海渾瀜郡生 無跡宇宙 只是墨暗大塊 水火相盪 不留利那 如是者已數 百萬年矣

 

태고에 음(陰)과 양(陽)이 아직 나누어져 있지 않았다. 넓고 어둠에 오래도록 닫혀 있었다. 이때 천지(天地)는 혼돈하여 신(神)의 귀신들도 수심과 슬픔에 잠겨 있었다. 해와 달 그리고 별들도 흙무더기에 뒤엉켜 분간할 수 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바다의 물은 깊고 넓은 곳에서는 엉키고 섞여 흐트러지면서 뭇 생물이 태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우주는 자국이 없었고, 이 시기에는 어둡고 캄캄한 큰 흙덩어리가 뭉치고 엉켜 있었다. 이러할 때 물과 불이 서로 뒤엉켜 있던 것을 씻어내고 있었다. 그리하여 머물지 않고 각각 자기의 모습대로 나누어져갔다. 그리하여 스스로 제 모양을 갖추어 수없이 나누어진 것이 수백만 년이라고 적고 있다.

 

[규원사화] [조판기] 본문(本文)을 보면, 태초에 우주는 구분할 수 없이 음양(陰陽)이 나누어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주는 넓고 혼돈했으며 오랫동안 어둠에 갇혀 하늘과 땅은 혼돈한 상태라고 하였다. 이때 신과 귀신들도 수심과 근심에 쌓여 있었고, 해와 달 그리고 별들은 생기지 않은 채 흙덩어리가 쌓여 분간할 수 없었지만 무너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다의 물은 깊으면서 흐리고 있었지만 뭇 생명은 태어나고 있었다고 했다. 이때만 해도 우주는 자국도 없이 어둠 속에서 캄캄한 상태에서 큰 흙덩어리는 뭉쳐 있었다는 것이다. 이때 물과 불이 서로 부딪치고 씻겨 머물지 않고 떨어져 나가면서 제 모습으로 각각 모양을 갖추어 수없이 만들어져나간 시간은 무려 수백만 년이라고 되어 있다. [규원사화] [조판기] 편을 보면 우주의 생성(生成) 과정이 잘 나타나 있으나 현대인들은 정말 그럴까 하고 의아해할 것이다.


다음은 고려(高麗) 충렬왕(忠烈王 AD.12~87년) 13년에 동안거사(動安居士) 이승휴(李承休)가 집필한 [제왕운기(帝王韻記)]를 살펴보기로 한다. 본문(本文)을 싣고 해설해 보기로 한다.


三五曆紀曰 未有天地之時 混沌而狀如雞子 盤古生其中 萬八千歲 陽淸爲天 陰濁爲地

 

삼오역기왈이란, [삼오역기(三五曆紀)]에 의하면 하늘과 땅은 아직 생기지 않았을 때이다. 이 당시 우주는 혼돈하여 마치 닭 알과 같았다. 그때 반고(盤古)가 태어나 일만팔천 세(萬八千歲)의 세월이 흘렀다.


양의 맑은 기운은 하늘이 되고, 탁한 것의 음(陰)은 땅이 되었다고 했다.
여기서 일만팔천 세라고 했는데, 고려 때 이승휴가 [제왕운기]를 집필할 때까지를 일만팔천으로 본 것인지, 아니면 [삼오역기(三五曆紀)]가 기록될 당시를 말하는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본문(本文)을 보면 반고씨(盤古氏)가 나타난 후부터 일만팔천 세인지 확실하지 않으나, [삼오역기]에 기록된 것을 보면 우주가 생길 때는 혼돈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맑은 기(氣)는 하늘이 되고 탁한 기는 땅이 되었다고 했다. 성리학(性理學)에서도 같은 기록을 하고 있다.


다음은 [삼일신고(三一神誥)] [허공(虛空)] 편 일부를 싣고 풀어보기로 한다.

 

非天玄玄 非天天無形質 無端倪無上下 四方虛虛 空空無不在無不容

 

검고 검은 것은 하늘이 아니다. 하늘은 형체와 질이 없었기에 하늘이 아니다. 돕고 싶어도 끝이 없고 상하도 없으며, 사방은 비고 비어 허허(虛虛)하다. 공(空)의 공(空)도 없고 있지도 않으며 또한 형상과 모양도 없다고 되어 있다.


이상의 문장들을 보면 [규원사화(揆園史話)]나 [제왕운기(帝王韻記)], 그리고 [삼일신고(三一神誥)]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주(宇宙)의 탄생 시 모두 캄캄한 암흑 시대였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규원사화]에서는 우주의 생성이론이 보다 물리학적으로 정확하게 기록된 것이 특징이다.


필자는 강연할 때마다 모든 생명체(生命體)는 23가 물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그것은 우주와 공간세계의 생명(生命)의 비밀을 푸는 열쇠에 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필자가 저서한 [氣란? 물과 빛과 소리]에서 기록하고 있듯이, 우주는 최초에 물과 먼지로 이루어져 있음을 말한다. 다시 말해 우주의 공간세계는 최초에 수증기와 같은 수포인 소립자(素粒子)로 이루어져 모인 것이 물 덩어리이며, 물이 모인 곳에 먼지가 뭉쳐서 검은 구름이 우주 공간 세계에 가득하므로 공간세계는 암흑세계로 되어 캄캄한 공간이었음을 사학자(史學者)나 도학자(道學者)들이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노자(老子) 역시 [허무장(虛無章)] 편에서 허무생자연(虛無生自然)이라고 한 것을 보면 모두가 같은 이론(理論)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아진다. 자연(自然)은 허하고 없는 곳에서 생겨났다는 것은 당연한 논리(論理)이다.

 

자연생도(自然生道)란, 도(道)는 자연(自然)에서 생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도(道)가 자연(自然)에서 나왔다면 당연히 자연(自然) 자체는 도법(道法)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자연(自然)이 없는 곳에 도(道)가 있을 수 없고 도(道)가 있는 곳에는 자연(自然)이 있게 되어 있는 것이 자연(自然)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노자(老子)는 자연(自然)에서 도(道)가 생(生)한다고 했음을 의미하고 있다.

 

도생일(道生一)이란, 자연(自然)이 있는 곳에 도(道)가 있으므로 도(道)는 하나로 나타나게 한다는 뜻이다. 즉 자연(自然)의 도(道)에서 만물의 본체인 하나가 태어난다는 것은 태극(太極)이다. 태극에서 음(陰)인 마이너스 일(󰠏1)이 생한다는 의미이다. 음이 먼저 생한 뒤에 음은 무리를 이루면서 확대되어가는 것이다.

 

일생만물(一生萬物)이란, 음(陰)이 성하면서 속으로 양(陽)이 상승하게 되면 음의 기운이 사라질 때 양의 기운이 성하여 만물이 탄생된다는 것을 뜻한다. 본문(本文)에서 도(道)가 하나를 낳았다는 것은, 전술한 바와 같이 마이너스 일(󰠏1)이므로 음은 물질을 발생시키지 않는 본성(本性)이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일생만물(一生萬物)이라고 한 것은 플러스 일(+1)이므로 이때는 양(陽)의 본질(本質)이기에 만물을 태어나게 한다는 의미이다.

 

만물포일이성(萬物抱一而成)이란, 하나인 양(陽)은 만물을 안아 이루게 된다는 뜻이다. 즉 하나인 양(陽)은 만물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다.

 

득미묘기화(得微妙氣化)란, 아주 미세하고 묘한 기운(氣運)을 얻어 물질로 화한다는 뜻이다. 즉 자연(自然)에서 일어나는 기(氣)의 작용으로 만 물질을 창생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자연(自然)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氣)의 동향에 따라 만 물질이 생겨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인유장구지보(人有長久之寶)란, 만물 중에 사람이 있으므로 영구히 존재하는 것이며, 사람은 곧 보배롭다는 의미이다. 즉 인간(人間)은 만물의 영장이므로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인간(人間)이며, 인간(人間)은 보배로움을 의미하고 있다.


불능수야(不能守也)란, 하지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라 할지라도 자연(自然)을 능히 지킬 수 없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인간(人間)이 자연(自然)을 위하는 행위를 한다면 몰라도 과학의 발달은 자연(自然)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인간(人間)은 자연(自然)을 능히 지킬 수 없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욕익존영자(而欲益尊榮者)란, 만물은 제 나름대로 성장해 가고 만물 중 인간(人間)은 서로 존귀한 가운데 번영해 간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물질은 제 각자 욕구를 위해 성장해 가며 인간(人間)은 존중하는 가운데 서로가 번영해 나아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시위거본생(是謂去本生)이란, 이를 말한다면 본체의 생명은 가는 것이라는 뜻이다. 즉 만 물질의 생명(生命)은 태어나지만 결과적으로 본질로 돌아간다는 의미이다.

 

천지지도야(天地之道也)란, 바로 위와 같은 현상이 천지(天地)의 도(道)라는 뜻이다.

 

[허무장(虛無章)] 본문(本文)에서 보면 자연(自然)의 생성(生成)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그럼 다시 본문(本文)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자연(自然)은 허무(虛無)한 데서 발생하므로 자연(自然)은 도(道)를 생한다고 했다. 그러기에 도(道)는 음인 하나를 생(生)하고, 양인 하나는 만물을 생하게 한다. 고로 하나가 만물을 안고 성장하는 것은 묘한 기(氣)를 얻어 물질로 화해 간다고 했다. 만물 중에 인간(人間)은 오래오래 길게 이어지는 보배이지만 자연(自然)을 능히 지키기에는 어렵다고 했다. 그것은 인간(人間)이 자연(自然)을 파괴하기 때문인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만물이 제 각자 유익하게 성장한다면 인간(人間)은 서로서로 존귀한 상태로 번영해 간다고 했다. 그러므로 이 역시 자연(自然)에서 生하여 본체로 돌아가는 것이 천지의 도(道)라고 적고 있다.


다시 말해 자연(自然)은 허하고 없는 곳에서 발생하므로 자연(自然)은 도(道)를 생하게 되고, 도(道)는 하나에서 생하여 하나는 만물(萬物)을 생(生)하게 하는 본체(本體)라는 뜻이다.

하나인 양(陽)이 만물을 안아서 이루어지게 하는 것은 역시 묘한 기(氣)가 화한 것이라고 했다. 만물 중에 가장 보배로운 것은 인간이며, 인간이 장구한 세월 동안 존재할 수 있음을 뜻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自然)을 능히 지키는 것은 어려운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만물과 인간(人間)은 서로 자기의 이익과 욕구를 위해 상호 존중하면서 빛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것을 말한다면 돌아가는 본체는 역시 사는 것이기에 결과적으로 말해 천지(天地)의 도(道)라고 되어 있음을 말하고 있다.
 

( 2012년 08월 15일 21시 27분   조회:35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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